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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보험 뉴스

실손보험 비급여 청구 2위 ‘하지정맥류’ … 과잉진단, 과잉청구 유의

by 동행의 시작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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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성인 경우 흔해 … 근육통을 하지정맥류로 오진 … 고장

 

[기사 출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022-12-0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실손보험의 4대 비급여 의료비가 폭증해 보험업계가 시정에 나설 태세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이 집계한 2021년도 도수치료, 하지정맥류, 하이푸시술(고강도집적초음파), 비밸브재건술(비강확장술) 등 4대 비급여 의료비 항목 보험금은 1조4,035억원으로 2018년 7,535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위는 도수치료로 1조1,319억원 이었고 하지정맥류 1062억원, 하이푸 1009억원, 비밸브재건술(비강확장술)이 64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하지정맥류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중의 인식이 낮았다. 이후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며 푸르스름한 혈관이 비쳐보이면 하지정맥류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최근의 하지정맥류 실손보험 과다 청구에는 과잉 진료, 과잉 청구가 의심되는 측면이 있어 일반인이 이를 분별할 사전지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

 



정맥은 우선 동맥보다 고장나는 경우가 훨씬 적고 덜 위중하다. 정맥은 동맥과 달리 혈압이 낮고 혈류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동맥처럼 동맥경화나 혈관손상으로 인한 노화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혈전이 생기거나 중력을 거슬러 심장까지 혈액을 뿜어올려주는 하지의 판막이 망가져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다만 하지정맥의 순환 정체로 심부(체부 깊은 곳)에 정맥이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은 치명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크게 보면 정맥류 범주에 치질과 하지정맥류가 포함된다. 치질은 항문 주위 정맥이 압력을 받아 혈관이 부풀거나 늘어진 상태다. 하지정맥류는 정맥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다리정맥의 판막이 지속적으로 높은 압력을 받아 판막이 손상됨으로써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치질 수술 건수는 2008 ~ 2010년 3년 연속 1위를 할 정도로 많았다. 2020년에는 백내장, 척추수술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치질(치핵)수술은 대부분 급여라 의료소비자의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하지정맥류는 치질 발생률의 3분의 1 이하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정맥류 치료 중 국소경화요법과 광범위정맥류발거술에 보험급여가 이뤄지지만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환자가 드물어 대다수 비급여 치료로 이뤄지고 있다. 잠재적으로는 치질과 하지정맥류를 합한 환자 수가 성인 국민의 4분의 1 정도가 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1995년 국내 처음으로 하지정맥류 시술을 시행하고 그동안 4만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해온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하지정맥류가 과잉 진단됨에 따라 비급여 실손보험 청구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에서 느껴지는 다리저림, 감각이상, 다리쥐남 현상은 근육통이 원인인 경우가 약 90%이고 하지정맥류는 그 나머지의 일부를 차지한다”며 “하지정맥류가 다리에 직접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고, 근육통만 있으면 초음파 혈류검사 소견이 정상이며, 하지정맥류는 초음파 상으로 분명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외관상 다리에 울퉁불퉁한 라면발 이상 굵기의 혈관이 튀어 나와야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 튀어나온 혈관이 없을 때에는 정맥류 치료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심 원장은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는 ‘잠복성’ 정맥류는 당장 시술할 필요가 없다”며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검사를 하면서 모니터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진단이 확실한지 검증하기 위해 두세 군데 하지정맥류 병원을 방문해 검사 결과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만약 하지정맥류 시술을 받았는데도 다리의 쥐남, 부기, 통증이 금세 좋아지지 않는다면 근육통이나 신경통일 가능성이 높고, 이 중 80% 안팎이 좌골신경통에 해당할 것이라고 심 원장은 그동안의 진료 경험에 비춰 추정했다. 초음파 검사할 때 소리를 들어보면 의사나 아닌 환자라도 어느 정도 정상과 비정상을 가늠할 수 있는 팁이 있다. 초음파검사 소리가 개짖는 소리처럼 들리면 정상, 늑대울음 소리로 들리면 비정상이다.

 



개 짓는 소리는 하지정맥의 판막이 0.5초 이내에 닫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대복재정맥의 정상 굵기는 평균 6~10mm, 소복재정맥은 2~4mm가 된다. 반면 늑대울음 소리는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 역류의 소리가 0.5초 이상으로 길게 나는 것이다. 역류가 심할수록 소리가 길고 크게 난다.

 



우리 몸에는 대복재정맥(사타구니에서 발까지 다리 내측으로 연결된 정맥) 2개, 소복재정맥(오금에서 발까지 종아리 뒤에 존재하는 정맥) 2개, 관통정맥(표재정맥과 심부정맥을 연결하는 정맥) 등이 있다.

 



일선 병원에서는 이들 5개 정맥 중 망가진 정맥류의 줄기 수에 따라 치료비를 청구한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실제 망가진 정맥류의 줄기 수보다 많은 숫자로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심영기 원장은 “그동안의 진료경험 상 한 줄기가 망가진 경우가 가장 많았고, 두 줄기가 망가진 경우는 30%, 세 줄기 또는 네 줄기가 망가진 경우는 5% 정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새로운 치료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순간접착제를 활용한 시술의 경우 비용이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이물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이물질이 영구히 남기 때문에 언제든지 조직거부반응이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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